본문 바로가기

금자의 방

경주 (23.10/16~19)

나의 경주, 늘 맘에 그리고 있던 가을 경주. 3년만에 다녀왔다. 결이도 함께.

3년전 동하와 경주 남산동에서 한달 반을 지냈던 기억이 내 맘 어딘가 잔잔하고 깊은 여운으로 남아있다.

3년전 경주에서 인천으로 돌아왔을때 아이가 생긴것을 알게 되었고,

임신과 출산, 육아는 내인생에서 많은 것을 가지치게 해주었고, 3년을 오롯이 육아에 뿌리내리게 해주었다.

그렇게 지금은 짧게 느껴지지만 짧지만은 않았던 3년을 보내고 

내 생활에 여유가 찾아왔을즈음 가을바람과 함께 3년전의 경주가 불쑥불쑥 의식위로 올라왔다.

마침 동하의 휴가겸, 추석에 못뵌 양가 부모님도 뵐겸, 다시 경주를 찾았다.

운좋게 3년전의 경주 남산집을 빌릴수 있었다.

경주에서 뭐하며 지낼지, 굳이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었다.

예전처럼 아침 산책으로 서출지 일대를 걷고, 동네 작은 카페 늘인에서 모닝커피한잔하고,

능뷰 어딘가 자리잡아 결이와 함께 공놀이하는 정도로 충분히 가을 경주를 즐길 수 있다는걸 알고있다.

난 마당있는 집에 사는게 늘 로망처럼 있는데, 관리하기에 보통 정성이 아닐것이라는걸 알기에 게으른 나에게는 언제까지나 로망일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마당있는집에 놀러오는게 얼마나 단맛인지 모른다.

우리가 빌린집은 작은 마당에 꽃과 식물이 가득했는데, 그중 결이에게는 방울토마토를 따서 바로 맛보는게

하루를 맞이하는 설레는 일처럼 보였다.

아침에 마당에서 방울토마토 따먹는 재미, 꿀맛이쥬!

 

경주에서의 아침루틴, 산책겸 동네 카페에서 모닝커피 마시기. 

결이는 마당에서 뛰어 놀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감을보고 신기한지 한참을 나무위를 쳐다보았다.

애정하는 카페, 늘인에서.

 

학수고대 끝에 얻은 감 두개가 보물같을 나이.

 

낮에는 산책하기 좋은(또?) 산림연구원에서 맨발로 걸어보고, 꽃향기도 맡아보고, 나뭇가지 주워다 놀기도 하고, 공놀이도 맘껏했다.

가을과 놀기 (산림연구원에서-)

 

아이들은 어디를 데려다놓아도 놀거리를 찾는다. 안전하게 놀수 있는 공간만 마련해주면 어렵지 않게 시간이 금방 간다.

이틀 연속 찾은 봉황대. 경주에서는 넓은 잔디밭을 어렵지않게 만날수 있어 좋다. 공 하나와 간식거리를 챙겨나오면 반나절은 든든하다.

또래가 오면 "친구야~"하고 큰소리로 부르며 다가가서 노는 결이.(봉황대)

 

인천 동네에서도 고양이를 심심찮게 보는데, 동네에서는 멀찌감치에 서서 관심을 보인다.

하지만 신기하게 시골에오면(하동에 놀러갔을때도) 고양이와의 거리두기의 벽도 허물어지는 듯하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고양이에게 다가가 털을 쓰담쓰담하고 말을 걸고 쫓아다니기 바쁘다. ㅎㅎ 

마지막날 묵은 운정루에서 냥이와 결이.

 

결이와 함께 온 경주는 3년전의 힙한 맛집에 가거나 카페에서 집중해서 책읽고 작업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일상을 보낸다.

어딜가나 아이에게 안전한지, 아이와 함께가기 편한지가 최우선이다. 그 안에서 아이가 얼마나 맘껏 놀수 있을지. 

난 변하는 계절안에서 자연을 오감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아이로 자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그러기에 이번 경주 여행은 여행이아닌 내 삶의 안으로 데려오고 싶을만큼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또 언제 찾아올지 모를 경주에서 다시 인천으로 발길을 떼기가 아쉬웠다. 다음엔 이삿짐을 이고 지고 오고 싶단 말이지..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가 이번 여행의 여운을 느끼며 다음 스텝을 그리며 지내는것도 기대된다.

 

'금자의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산다락  (0) 2023.11.15
결밤  (0) 2022.01.13
162일의 결이.  (0) 2022.01.12
요즘ㅡ.  (0) 2021.11.27
긔여워 너모 긔여워ㅠ  (0) 2021.11.03